그중에서도 지속적으로 언급한 용어가 바로 ‘클라우드’다. 간략한 의미를 찾아보면 대략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나온다. 우리가 늘상 사용하는 스마트폰 데이터 백업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이뤄지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개인의 데이터 사용을 서비스로 제공해야 하는 기업들은 실로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저장, 연결, 공급을 위해 내가 소유한 곳이 아니라 어딘가에 있는 거대한 컴퓨터를 써야 한다. 그 ‘어딘가’에 있는 컴퓨터를 쓰는 방식을 ‘구름(클라우드)’이라고 일컫는다. 그 구름 안에서 거대한 컴퓨터들이 복잡다단한 구조와 구성 방식을 거쳐 작동하고 우리 기업과 소비자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적은 단순하다. 내가 원하는 데이터 서비스를 골라 쓰고,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그 결과는? 급변하는 시장(데이터) 수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기술 방식만의 변화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IT 분야를 지배해온 ‘소유의 종말’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8년 전 당시 미국에서 대세로 부상하던 클라우드를 한 국내 대기업의 임원에게 소개했을 때 국내 기업 환경에는 ‘비현실적 개념’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과는 실로 극과 극의 차이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국내외 IT 기업들은 최근 3~4년간에 걸쳐 저마다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앞다퉈 설립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인 오라클도 이미 국내에 설립한 두 곳을 포함해 내년까지 전 세계 지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43곳까지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는 기업이 늘어나고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 역시 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구름’이 뭉게뭉게 늘어만 갈 앞날에 몇 가지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을 짚어본다. 클라우드는 그 자체가 혁신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도구이자 방식이라는 것. 새로운 환경에서 나은 가치를 이끌어낼 것인지 고민이 계속 따라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 급작스레 가을이 사라진 듯 초겨울로 접어든 10월이지만, 우리 기업들의 혁신을 도와주는 맑고 푸른 하늘의 흰 뭉게구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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