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 김희진(30·IBK기업은행)이 '학폭'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당한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현역 선수로는 처음이다.
김희진은 지난 22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UCN SPORTS'와 인터뷰에서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부재가 도쿄올림픽 전력 손실로 이어졌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한 뒤 "도쿄올림픽은 느낌이 조금 달랐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김희진은 "도쿄올림픽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됐다"며 "그 선수들이 왔어도 하나가 됐을 수 있고, 딱히 없어서 성적이 덜 나온 것인지 생각 안 해봤다. 시합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이재영, 이다영 선수 논란으로 여자 배구 인기에 타격이 간 거 같냐"는 질문에도 "인기에 타격이 갔다고, 떨어졌다고 못 느끼겠다"고 답했다.
김희진은 "배구 팬들에게 충격을 줬지만 (그들이) 떠났다고는 못 느낀다"며 "오히려 (팬이) 늘어난 거 같다"면서 실제로 느끼고 있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조심하고, 경기에 집중한다"며 "타격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국가대표 배구 팀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9위로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랭킹 3위 스페인, 4위 캐나다, 8위 세르비아 등 강팀을 상대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이후 배구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여자 배구를 응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는 반응이다.
김희진은 올림픽 이후 팬덤이 더욱 늘어난 것에 대해 "예전에는 제 외모를 봐주셨다면 요즘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처럼 자기 분야에 열심히 몰두하고 멋있는 여성에게 열광하시는 거 같다"며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점수를 많이 받는 거 같다"고 자평했다.
도쿄올림픽을 함께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주장 김연경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김희진은 "감독님은 사람을 좋아하고, 열정적이고, 배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이라며 "저희는 프로팀이라 무한 경쟁에 놓여 있었는데, 라비리니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배구 그 자체에 공부하게 됐다. 내가 배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재밌는 운동인지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는 "김연경 같은 선수가 한 번만 더 나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며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리더십이 좋고 든든하고, 모든 부분에서 월드클래스"라고 치켜올렸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라는 별명을 가장 좋아하고, "싸우는 것도, 갈등도 좋아하지 않아 모든 이들에게 맞춰줄 수 있다"면서도 악플러를 고소한 배경에 대해 "악플도 개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까지 악플이 달렸다"며 "제가 배구 못한다고 그 분들의 사생활에 피해를 주진 않는다. 그래서 악플러에게 고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이 운동만 해서 악플이나 이런 것들에 대처를 잘 못 한다"며 "다음에 대처할 때 도움이 됐으면 했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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