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9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텍사스주 댈러스 효성TNS 미국법인 등 현지 사업장 점검차 미국을 방문한 지 한 달 만의 재방문이다.
조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효성그룹의 주요 고객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출장이 생산 현장 점검 목적이었다면 이번 출장은 초고압변압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타이어코드 등 효성이 미국에서 공략 중인 핵심 제품에 대한 세일즈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효성 측 설명이다.
효성이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조 바이든 정부가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해서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자동차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980년대 초 미국에 진출한 효성그룹은 지금까지 약 30억달러를 투자해 6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 약 12억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16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조법인으로는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초고압변압기), 앨라배마주 디케이터 공장(타이어코드), 버지니아주 사우스 힐 공장(에어백용 원단) 등이 있다. 나머지 3곳은 무역법인이다. 스판덱스 등 섬유 제품과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ATM 등을 판매한다.
효성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멤피스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효성은 멤피스 공장을 기반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 참석하는 등 현지 정·관계 인사와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효성이 스폰서를 맡은 이날 만찬엔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부 장관과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전 주한대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 분쟁 등 국제 관계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어 글로벌 정책 동향 파악과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조 회장의 행보 역시 이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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