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수혜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걸까? 배우 전지현 주연에 김은희 작가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 ‘지리산’이 전파를 탄 뒤 오히려 관련 기업들 주가가 급락했다. 어설픈 컴퓨터그래픽(CG) 효과에 과도한 PPL(기업간접광고) 등으로 혹평이 쏟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첫 방송 전까지 기대감에 상승했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5일 오후 2시45분 현재 지리산의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전일 대비 9400원(18.97%) 내린 4만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0% 내외의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실망 매물들이 쏟아졌다.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방영권 라이선스를 판매했다고 이날 오전 10시께 호재성 공시까지 했다. 이 공시 직후 주가가 4만3250원까지 튀어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힘이 빠졌다.
에이스토리와 함께 공동제작에 나선 스튜디오드래곤도 3300원(3.46%) 빠진 9만21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리산의 제작을 후원한 네파의 아웃도어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하는 나다아퍼시픽의 모회사인 태평양물산도 400원(11.96%) 급락한 294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3일 첫 방영된 드라마에 대한 혹평이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드라마의 CG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지리산 전경을 담은 장면과 CG를 어색하게 합성해 몰입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악(OST)도 혹평의 대상이었다.
다만 시청률은 호조를 보였다. 전날 방송된 지리산 2회의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2.2%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14.4%로 지상파를 포함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첫 방송 전까지 관련주의 급등을 이끈 기대감이 첫 방송 이후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실제 지난주(18~22일) 한 주 동안 에이스토리는 21.15%가, 태평양물산은 10.76%가, 스튜디오드래곤은 7.19%가 각각 상승했다.
지리산에 출연한 배우 전지현·주지훈을 비롯해, 제작진도 '시그널'과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미스터 선샤인'과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팀을 이룬 것도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지리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사람들과 산을 지키는 레인저의 모습을 드라마에 담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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