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련한 일상회복 계획의 핵심은 ‘단계적·점진적 이행’이다. 영국, 벨기에처럼 단번에 방역 조치를 풀었다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계획도 완전한 일상회복에 이르기까지 ‘세 개의 징검다리’로 구성됐다. 1단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일부 남겨둬서 일상과 방역의 균형을 맞춘다면, 2·3단계에선 이보다 좀 더 과감하게 방역 조치를 해제한다. 12월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고,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가 가능해진다. 내년 1월부터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다. 방역체계의 무게추를 ‘신규 확진자 억제’에서 ‘위중증 환자·사망자 관리’로 옮겨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다가가겠다는 게 방역당국의 목표다.
2단계가 되면 대규모 행사 및 집회를 열 수 있다. 행사·집회는 1단계에선 접종완료자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자로만 구성 시 499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2단계부터는 인원 제한이 아예 없어진다. 단 미접종자가 있으면 전체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1단계 기준으로 밤 12시까지 문을 열 수 있는 유흥시설도 2단계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진다.
정부는 12월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금도 감염 위험이 낮은 실외에선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할 시 접종완료자에 한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2단계가 시작되면 이 같은 조치를 미접종자까지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3단계에선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사라진다. ‘10명 사적 모임 제한’뿐 아니라 행사 및 집회 참석 인원의 상한선도 없어진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중증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는 등 상황이 나빠지면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중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다. 비상조치가 발동되면 사적 모임 인원을 다시 제한하고, 백신패스도 더 많은 시설에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섣부르게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가 입원 환자·사망자가 급증한 국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며 방역 규제를 푼 영국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 명대로 치솟았다. 사망자 역시 200명 가까이 나오고 있다. 방역 조치를 완화한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달 둘째주 입원 환자가 전주 대비 20% 이상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하고, 경계심을 늦추는 순간 확산세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며 “60대 이상 고령층 기저질환자는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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