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이 주목한 테마는 크게 일곱 가지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SG, 메타버스, 탄소배출권, K콘텐츠, 미래 차, 2차전지 등이다. 7대 테마 ETF가 전체 종목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남짓이지만 운용 규모로 보면 전체의 11.5%에 달한다. 주요 테마에 투자 자금이 쏠렸다는 의미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상무)은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의 변화가 빨라졌고, 그 변화에 올라탄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수익률이 크게 차이를 보이자 테마 ETF 투자 수요가 커졌다”며 “변화하는 세상에 투자하고자 하는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테마 ETF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에서 테마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전기차를 제조하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의 간펑리튬과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BYD 등이다. 작년 12월 상장 이후 수익률이 83%에 달한다. 상장 1년도 안 돼 운용 규모가 2조원을 넘어 국내 ETF 순자산 2위에 올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전기&수소차 ETF’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만 투자한다.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전기·수소차 산업에 속한 종목을 담는다.
7대 테마 중 최근 가장 뜨거운 테마는 메타버스와 K콘텐츠다. 메타버스 ETF 4종은 지난 13일 상장 이후 25일까지 수익률이 10.42~14.56% 수준이다. K팝, 게임 등 K콘텐츠 테마 ETF 9종의 평균 수익률은 11.8%다.
BBIG 테마의 경우 액티브 ETF가 선전 중이다.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형 ETF와 달리 액티브형 ETF는 각 운용사의 전략이 가미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BBIG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 BBIG액티브’는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각각 5.4%, 0.21%로 패시브형인 ‘TIGER KRX BBIG K-뉴딜’(-1.81%)을 웃돈다.
탄소배출권은 ETF 4종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길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지만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 영향 등으로 현재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테마다.
투자하고자 하는 테마와 각 종목이 얼마나 밀접한지도 봐야 한다. 김남기 상무는 “특정 테마를 간판으로 내건 ETF인데 막상 그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적은 종목을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테마와 구성 종목이 일치하는지 투자 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ETF 기초자산의 현재 가치를 뜻하는 실시간추정순자산가치(iNAV), iNAV와 현재 가격의 괴리 정도, 투자 전략 등도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다. 퇴직연금 투자 시에는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선물 ETF는 원칙적으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매매가 불가능한데 합성형에 한해서는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다음 유망 테마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인 프로셰어의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이달 19일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넘어섰다. 기후변화 대응도 지속될 테마로 꼽힌다. 오는 29일 국내에서는 저탄소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대거 상장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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