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 화재로 대규모 통신 재난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재발한 KT 통신 장애가 발생해 사회적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KT새노조는 26일 KT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아현 화재 3년간 지급된 약 100억 원의 임원 성과급을 반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KT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아현 화재발 통신 대란이 발생한 지 3년만인 25일 오전 11시경부터 40분가량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되풀이됐다"면서 "계속되는 언론 보도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사태는 명백한 KT 과실로 확정되는 양상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언론에 따르면 KT는 장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만 30분을 허비했다. 심지어 정확한 확인 파악도 없이 디도스 공격이라고 단정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혼란만 야기했다"면서 "전국적인 규모의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어이없을 정도의 허술한 대응 방식이 더욱 심각하다는 게 KT 내부자들의 자성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현 화재 사태를 겪고도 통신기업으로서의 근원적 성찰의 기회를 날린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아현 화재 당시에도, 지나치게 복잡한 KT 화재 조치 매뉴얼 때문에 화재 신고까지 12분이나 지연되었고, 아현국사 건물과 통신구 담당 부서가 달라서 체계적 대응을 못 하는 등 전반적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면서 "황창규 회장 등 경영진이 청문회까지 거치며 매뉴얼 정비 등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3년 만에 전국망이 불통되고 초기 원인조차 파악 못 해 허둥대는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매뉴얼 정비 등이 공염불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KT새노조는 "지난해 KT의 설비투자액은 LGU플러스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늘어난 게 있다면 경영진들의 성과급뿐이라는 자조가 내부에서 팽배하고 있다"면서 "아현 화재 사태 이후 경영진은 3년간 약 1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챙겨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인터넷 전국불통은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친 결과다"라며 "구체적인 원인 분석, 대책 수립에 앞서 일단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넷 먹통으로 전국 곳곳의 가입자들이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의 결제 시스템, 기업 업무 시스템 등 KT 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이날 정오께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을 찾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 더 늦어졌다.
KT는 사태 초기에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정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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