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한 미국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243만5000회분이 국내에 공급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우리 국민 접종에 사용하는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후 두 번째다. mRNA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백신 생산 강국’ 지위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계약 체결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이와 동시에 8월부터 시제품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바이오 의약품 제조 능력과 정부의 신속 허가 의지가 맞물리며 공급 일정이 최대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을 4분기 신규 및 2차 접종,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추가 접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687만8000회분이다. 화이자 백신(813만 회분)보다 적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211만7000회분)보다는 많다. 얀센 백신 보유 물량은 19만5000회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면서 모더나와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시행을 준비하는 정부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백신을 우리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한 성과”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백신 말고도 국제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지원을 받은 노바백스 백신 생산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맡고 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내년까지 연장했다. GC녹십자도 CEPI와 최대 5억 도스 CMO 계약을 맺었다.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국내 업체들의 임상 단계도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아이진은 8월 식약처로부터 mRNA 백신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았고, 큐라티스도 7월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에스티팜은 다음달이면 전임상 결과를 확보해 연내 임상승인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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