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6일 ‘물가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방안을 확정했다.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20% 인하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것은 국제 유가가 크게 뛰고 있어서다. 지난 18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83.9달러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회복과 기상이변, 생산국 공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고유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유류세 인하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2018년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유류세를 15% 낮춘 바 있다. 이후 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자 인하율을 7%까지 내리기도 했다. 정부는 2018년 사례를 고려해 15% 인하안을 제시했으나 여당의 강력한 요구로 인하율을 20%로 높이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세 인하 결정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의 소비자 가격은 종류별로 L당 40~164원 낮아진다. 휘발유는 L당 164원, 경유는 116원, LPG부탄은 40원씩 내려간다. 10월 25일 서울 지역의 평균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 가격은 L당 1835.57원에서 1671.47원으로 8.9% 내려간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 차량을 하루 40㎞ 운행하는 사람의 유류비 부담이 월 2만원 경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는 6개월간 총 2조5000억원 상당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LNG에 대한 할당 관세율도 현재 2%에서 0%로 내리기로 했다. 기한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11~12월 가스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나머지 공공요금도 연말까지 동결을 원칙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LNG 할당관세 적용을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오는 29일 입법예고한다. 이후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다음달 9일 국무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유류세 인하가 가격에 바로 반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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