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페이스북, 3분기는 '선방'

입력 2021-10-26 17:36   수정 2021-10-27 02:16


내부자 고발에 이은 정치권의 압박과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로 위기를 맞고 있는 페이스북이 3분기에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애플 운영체제(iOS)의 개인정보 보호 업데이트 여파로 광고사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매출은 월가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다.

페이스북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29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295억6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가율도 상반기(52%)보다 낮았다.

애플이 지난 4월 iOS를 업데이트해 앱이 검색활동 등을 추적하려면 사용자 승인을 받도록 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맞춤형 표적광고가 예전보다 어려워지면서 광고사업의 성장성이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자상거래가 지난해처럼 대폭 늘지 않고 있으며 공급망 교란, 동남아시아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광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4분기 매출 전망치로 315억~34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348억달러)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이날 나스닥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1.26% 오른 328.69달러로 마감하며 선방했다.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91억9400만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돈 덕분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주가 지지에 도움이 되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0억달러 늘리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부터 하드웨어 및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업을 총괄하는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의 실적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리얼리티 랩스 투자액을 반영하면 영업이익이 100억달러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릴스를 강화해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3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5억80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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