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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서며 이른바 ‘천슬라’ 고지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총 순위 세계 6위로 도요타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9개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시총을 합한 것보다 몸집이 커졌다. 2010년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테슬라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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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급등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도 크게 늘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이날 하루 만에 362억달러(약 42조2200억원) 늘어난 2890억달러(약 337조원)로 집계됐다. 엑슨모빌(2724억달러)과 나이키(2559억달러) 시총보다 많다.
테슬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이날 기준 117억5400만달러(약 13조7000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동안 7억44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매수했고, 8억4300만달러 상당을 매도했다. 이 기간 990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
지난해 50만 대에 불과했던 차량 생산 대수도 올해엔 50% 늘린다는 목표다. 중국 상하이공장 생산을 늘리고 독일 신규 공장을 가동해 물량 공세를 편다는 구상이다. 개발 중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도 조만간 미국 텍사스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 대수를 2000만 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테슬라는 새로운 매출원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월 199달러에 구독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피에르 페라구 뉴스트리트리서치 매니징 파트너는 “미래에 테슬라는 전체 이익의 75%를 소프트웨어와 구독 서비스에서 얻을 것”이라며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기업이 아니다”고 했다.
다만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900달러에서 1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12개월 목표 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했다. 번스타인은 “테슬라는 현재 4개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라인업 없이 테슬라가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수익에 기반한 적정 주가의 178배에 달한다.
박상용 기자/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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