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마존도 게임산업 진격…국내 개발사엔 장기적으로 '호재' [한경 엣지]

입력 2021-10-26 23:56   수정 2021-10-27 00:02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플랫폼 내 체류시간'입니다. 게임만큼 한 사람이 오래 붙잡고 있는 콘텐츠는 없죠. 게임으로 체류 시간 늘리기 경쟁에 들어갔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8월 넷플릭스가 폴란드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출시된 '기묘한 이야기: 1984' '기묘한 이야기 3: 게임'과 함께 '슈팅 훕스' '티터 업' 등 총 5종의 넷플릭스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지난 2019년 주주서한에서 "넷플릭스는 경쟁자로서 HBO 보다는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와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게임을 새로운 콘텐츠 사업 범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이제 막 게임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는 빅테크라면, 아마존은 최근 게임 사업의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부터 게임 산업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닥 많은 이용자를 모으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그러다 아마존게임즈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뉴월드'가 성공했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뉴월드는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고, 동시접속자가 1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흥행하게 됐습니다.



엑스박스 등을 개발하며 이미 게임 산업에서 꽤 많은 공을 들여온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게임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메타버스 게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조8000억원을 들여 게임사 베데스다를 인수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빅테크들의 게임 사랑은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플랫폼의 핵심은 이용자의 시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입니다. 그래서 플랫폼 업체들은 다루는 콘텐츠, 상품이 달라도 각자의 경쟁자로 인식되곤 합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MS가 게임사들의 강력한 적수로 등장한 셈이죠.

이러한 빅테크들의 게임 사업 확장은 국내 게임 개발사들에게 장기적으로 호재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최근 BTS,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빅테크들이 수준 높은 한국 게임 개발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들의 역사는 매우 깊다"며 "K 콘텐츠가 각광받고 개발력까지 받혀주는 한국 게임사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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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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