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한다던 예비신부, 스폰서가 있었습니다"

입력 2021-10-27 08:02   수정 2021-10-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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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한 30대 예비신랑이 예비신부의 두 얼굴을 발견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예비신랑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혼을 고민 중이라며 글을 올렸다. A 씨와 예비신부 B 씨는 21살에 처음 만나 9년 동안 연애했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A 씨에 따르면 외동딸인 B 씨는 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취업을 포기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B 씨는 선배의 카페에 근무하며 월 150만 원가량을 벌고 있다.

B 씨의 재정상태 또한 좋지 않았다. 고교시절 부친의 사업 실패로 아파트를 팔아 빚을 탕감했고, 모친이 오랜 시간 암투병을 했던 터라 빚 1500만 원가량이 발생했다. B 씨는 20대 후반부터 금전적 압박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A 씨는 설명했다.

문제는 A 씨가 B 씨의 카카오톡을 우연히 보면서 불거졌다. A 씨는 "드라마 속 내용이 내 일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했다.

B 씨는 친한 언니 이름으로 위장한 한 남성과 '자기야~'라며 대화를 했던 것이다.

A 씨는 카카오톡 대화를 읽었다고 B 씨에게 밝히며 "남자 있냐"고 물었다. 당황한 B 씨는 "병간호로 취업도 안되고 결혼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1500만 원이란 빚이 너무나 큰 빚이였다"며 스폰서를 만나고 있다고 고백했다.

A 씨는 "예비신부가 스스로 스폰서를 찾아 40대 후반 IT기업 대표에게 1년간 월 200만 원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까지 게임회사 투잡 한다며 저를 속였고 부산 출장을 가장하여 스폰서와 여행까지 갔더라. 1년간 날 속여왔을 생각에 믿음이 한순간 무너졌다"고 분노했다.

B 씨는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금전문제로 인한 것"이라며 A 씨에게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며 용서를 구했다.

9년이나 만난 예비신부가 이렇게 빌자 A 씨는 마음이 약해졌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라면 바로 파혼했을 테지만 9년이나 진심으로 만났는데 그깟 돈이 뭐라고 이렇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이 문제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없을지 너무 고민되고 무섭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9년이 아니라 90년을 사귀었어도 이 결혼은 힘들 것 같다. 이미 깨져버린 독이다. 붙인다 해도 자국이 선명한데 못 본체 살 수 있을까", "결혼하기 전 스폰서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라. 지금은 파혼이지만 결혼하면 이혼해야 한다", "결혼하고 나서도 금전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스폰서 구하려 한다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9년이나 만났으면 그 시간, 감정이 아깝긴 할 것 같다. 결혼은 본인의 선택이니,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결혼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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