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신도시' 재건축 시동…분당 시범단지 추진委 출범

입력 2021-10-27 17:10   수정 2021-11-04 15:36


노태우 정부 때 건설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5개 1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재건축 추진에 나선 단지가 나왔다. 노후화된 1기 신도시 정비를 위한 용적률 등 규제 완화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서현동 시범단지(삼성한신·우성·한양·현대) 주민들은 최근 ‘분당 시범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 단지는 1991년 9월 준공돼 1기 신도시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입주했다. 지난달 재건축 연한(준공 30년)을 채우자 곧바로 재건축 준비에 들어갔다. 시범단지는 삼성한신 1781가구, 우성 1874가구, 한양 2419가구, 현대 1695가구 등 총 7769가구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1만 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 최대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1만2032가구)과 맞먹는 규모다.

시범단지의 현재 용적률이 200% 안팎(187~202%)으로 다소 높다는 점은 변수다. 건축물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용적률이 높으면 가구 수를 많이 늘릴 수 없어 재건축 추진이 어렵게 된다. 서울은 통상 용적률이 180%를 넘으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성남(3종 일반주거 280%)에서는 서울(250%)보다 더 높은 용적률이 허용되긴 하지만, 시범단지 용적률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분당을 포함한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 논의가 더 활발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1기 신도시를 어떻게 정비할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과 근접한 1기 신도시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면 집값 안정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현 제도로 1기 신도시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모두 쉽지 않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주택 수요 등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도시계획을 새로 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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