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가장해 만삭인 아내를 살인한 혐의를 받았으나 치사죄만 인정된 남편이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박석근)는 28일 남편 A씨와 그의 자녀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생명보험이 A씨에게 약 2억280만원을, 그의 자녀에게 6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또 삼성생명보험이 사고 당일인 2014년 8월 23일부터 2055년 6월 5일까지 A씨에게 매달 360만원을, 그의 자녀에게 매달 240만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었다고 보고 이를 지급하도록 했다.
A씨는 2014년 8월 23일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스타렉스 승합차를 몰고 가던 중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당시 24세였던 캄보디아 국적의 아내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신 7개월이었던 B씨 앞으로 무려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이후 A씨는 2016년 8월 삼성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형사소송이 진행되면서 민사소송은 한동안 중단됐다. 해당 형사사건은 1심 무죄, 2심 무기징역을 거쳐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이후 열린 파기환송심은 A씨의 살인 및 사기혐의는 입증이 어렵다며 무죄로 판결하고, 예비 죄명인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만 인정해 A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재상고심에서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
이후 A씨가 교보생명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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