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말을 바꾸고, 말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습관을 바꾸고, 습관이 운명을 바꾼다’는 격언이 있다. 운명을 바꾸는 것이 습관이라는 말은 깊이 되새길 만하다. 나이가 들수록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진리라는 생각도 든다. 하루라도 빨리 내 습관을 파악해 좋은 면은 계속 키워 나가고 나쁜 점은 고치면 그야말로 운명이 바뀔 수 있다. 습관을 고치는 일이 쉽지 않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습관의 디테일》은 미국 스탠퍼드대 행동연구소 BJ 포그 소장이 20년 동안 6만여 명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이면의 작동원리를 탐구해 쓴 책이다. 우선 제목에 나타난 ‘습관’과 ‘디테일’의 연관성이 궁금하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은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은 프랑스 작가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신은 디테일에 있다’에서 유래된 것으로 ‘세세한 면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때 주로 인용되는 말이다.
제아무리 유명한 배우가 등장해도 장면 장면을 세심하게 찍지 않으면 관객은 외면한다. 최근 톱스타들이 출연한 모 드라마의 엉성한 컴퓨터그래픽(CG) 때문에 시청자의 질타가 이어지는 걸 보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학창 시절에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해서 시험 때 공부가 밀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였다. 성인이 되면 ‘10㎏ 감량, 하루 두 시간 운동’ 같은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가 실패하고 ‘못난 내 탓’ 타령을 하게 된다.
포그는 행동을 바꾸려면 ‘내 탓 하기를 멈춘다. 원하는 것을 아주 작은 행동으로 쪼갠다. 실수는 새로운 발견이니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간다’를 지키라고 권했다.
인간을 움직이는 3박자는 MAP, 즉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으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할 때 행동이 일어난다. 행동을 결정하는 네 가지 원리는 ‘동기가 높을수록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하기 어려운 행동일수록 행동할 가능성이 낮다. 동기와 능력은 서로를 보완한다. 자극 없이는 어떤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다’로 요약된다.
동기와 능력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자극이 행동에 얼마나 필수 요소인지 이해하면 ‘내 행동도 달라지고 상대방 행동도 바꿀 수 있다’는 게 포그의 연구 결과다.
행동을 결정하는 네 가지 원리 중 ‘하기 어려운 행동일수록 행동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에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포그는 ‘작게, 아주 작게 시작하라’고 권한다. 능력을 발휘하되 실천할 수 있도록 아주 작게 쪼개고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실천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매일 팔굽혀펴기 20회를 하고 싶다면 ‘벽 짚고 팔굽혀펴기 2회 하기’를 먼저 하라는 식이다.
작고 단순한 행동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기 위해 저자는 ‘작은 습관 레시피’를 쓰라고 권한다. 이가 촘촘해서 치실 쓰는 걸 싫어했던 저자는 ‘나는 (양치질) 후에 (치아 하나를 치실질) 할 것이다’라는 레시피를 만들어 실천했다.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습관이 고쳐질 것이다. 학생이라면 ‘나는 (수업 시작) 후에 (잡생각 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 할 것이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라면 ‘나는 (게임을 시작한) 후에 (한 시간 되면 일어날) 것이다.’ 이런 레시피는 어떤가.
이 책은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이론적으로 분석한 뒤 도표나 정리 글로 다시 한번 중요 사항을 요약해서 강조한다.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습관을 고치면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다. ‘나는 앞으로 이런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기는 쉽다. 하지만 자신의 로망인 ‘이런 사람’이 되려면 습관을 바꾸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는 디테일을 발휘해야 한다. 《습관의 디테일》을 읽고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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