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 무풍지대…구글·ms·테슬라 웃었다

입력 2021-10-31 17:05   수정 2021-11-01 01:00

세계를 강타한 ‘공급망 대란’에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공급망 차질의 영향을 적게 받은 알파벳(구글의 모회사)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반면 오프라인 판매에 의존하는 애플과 아마존 등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냈다.

빅테크 누가 웃었나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461억7000만달러) 대비 41% 급증한 65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14년 만에 최대치다. 알파벳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4% 증가한 189억3600만달러였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주력 사업인 검색과 유튜브 광고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구글의 검색 매출은 379억3000만달러, 광고 매출은 531억달러에 달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41% 증가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광고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MS도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MS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53억17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MS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커졌다. MS는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제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실적을 내놨다. 메타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90억1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5%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메타는 최근 사명을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는 438만 명에 달했다. 월가 예상치 386만 명을 뛰어넘었다.
아마존은 ‘어닝 쇼크’
반면 아마존과 애플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공급 병목현상이 ‘어닝 쇼크’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한 833억6000만달러였다. 850억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월가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애플 매출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다.

공급망 차질로 아이폰 생산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팀 쿡 애플 CEO는 공급 문제에 따른 손실분을 약 60억달러로 추정했다.

아마존도 공급망 차질의 덫에 빠졌다. 아마존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63억달러)에 비해 반 토막 났다. 설상가상으로 아마존은 연말 쇼핑 시즌에도 물류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이번 4분기에는 인력난과 글로벌 공급난, 물류 비용 증가 등으로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의존 기업 ‘타격’
월스트리트저널은 얼마나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느냐도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온라인 광고 등이 주력 사업인 구글, MS는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과 인력난의 타격을 많이 받지 않았다. 반면 물리적인 상품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과 아마존은 공급망 대란의 영향이 컸다. 태 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애플과 아마존은 원자재와 인력 부족 문제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난을 이겨내고 깜짝 실적을 보인 기업도 있었다.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다. 테슬라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37억7000만달러, 영업이익은 20억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6.8%, 147.7% 급증했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이 완성차업계를 휩쓸었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수직계열화가 잘돼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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