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인 '핼러윈'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취학 자녀 학부모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핼러윈 맞이 행사를 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많아지면서 부모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는 반응이다.
최근 유명 맘카페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여는 핼러윈 행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29일 '핼러윈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 씨는 "첫째가 다녔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한 번도 그런 것(핼러윈 파티) 한다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며 "그런데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이번에 의상이든 소품이든 해서 보내라고 했다. 급히 그런 걸 구할 데도 없어서 아이용 코스튬을 입혀 보냈다. 아이들 찍힌 사진이 올라왔는데 역시나 우리 아이만 동떨어졌더라"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또 "첫째가 다니는 학원에서는 핼러윈 코스튬이나 분장을 하고 오면 쿠폰을 준다고 하더라"며 "(핼러윈을) 싫어하고 배척하고 눈살을 찌푸린 것은 아니지만 제가 이렇게 동참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 B 씨는 "예전에는 없던 행사가 자꾸 생긴다. 며칠 전 부터 둘째 아이가 핼러윈 분장해야 한다고 자꾸 다이소에 가자고 한다"며 "굳이 우리나라에서 핼러윈을 챙겨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어린이집 입장에서야 이런 행사가 있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겠지만 우리나라 행사도 아닌데 자꾸 이런 행사가 늘어나는 게 기쁘진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핼러윈보다는 단오 행사를 하는 게 더 반갑겠다"며 "오늘 일이 하나 더 늘었다. '퇴근 후 아이와 같이 다이소 가기'"라고 했다.
간식을 나누는 핼러윈의 문화도 부담이 된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네티즌들은 "그냥 사탕만 한 봉지 들려 보내려고 했는데 다른 엄마는 빵을 굽고 있다더라", "따로 간식 챙겨 보내라는 공지는 없는데 챙겨서 보내야겠죠?", "다들 무엇으로 준비하는지 걱정"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이들이 핼러윈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해보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귀찮아도 아이들은 너무 좋아한다" 등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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