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이장원 배터리연구원장,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지동섭 대표 등 회사 핵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 회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인재를 찾는 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 및 수소 등 신성장 분야를 통해 넷제로(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려는 기업들의 인재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까지 국내 배터리 3개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총 374기가와트시(GWh) 규모 해외 공장 증설로 인한 신규 고용 인력은 최대 7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부족한 국내 배터리 전문 인력은 약 3000명에 달했다”며 “관련 전문가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유지영 부사장 등 LG화학 경영진도 지난 9월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뉴저지주에서 열린 BC(비즈니스·캠퍼스) 투어를 직접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조지아공과대 등 10여 개 대학과 연구소 출신 석·박사, 학부생 40여 명 앞에서 배터리·바이오 소재 등 회사의 신성장 동력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GS그룹은 신성장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지난해 7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사인 GS퓨처스를 설립했다. GS퓨처스는 지난 8월 배터리 재사용 기술을 보유한 호주의 배터리 솔루션 업체 릴렉트리파이에 대한 공동 투자에 나서는 등 국내외 에너지 스타트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 다(多)배출 산업으로 꼽히는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산업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처지다. 이들 기업은 ESG 역량을 강화해줄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은 42개 분야에서 석·박사급 인력을 조만간 채용한다. 이 회사의 기존 R&D 인력 80%는 조선·기계공학 전공자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채용 인원 60여 명 중 조선·기계공학 전공자 비율은 60%대로 내려가고, 정보기술(IT), 전자전기,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인력이 나머지 자리를 채웠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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