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재단이 중앙대를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인공지능(AI)대학원 신설과 대대적인 캠퍼스 정비 등을 통해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은 법적으로 매각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을 답답하게 생각한다”며 교육계 안팎에서 제기된 매각설을 부인했다. 중앙대는 작년부터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렸다. 재단 모기업인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매년 약 10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 중앙대 운영권을 포기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이사회가 ‘학교를 변함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두산그룹의 자구안이 마무리 절차에 접어들었고 재무 사정도 호전되고 있는 만큼 매각설은 잠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중앙대는 지난 4월 서울대와 함께 정부의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추가 선정됐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대 190억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중앙대는 AI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석·박사 과정 50명, 전임교원 18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뢰 가능한 AI, 자동화된 AI, 범용적인 AI라는 3대 핵심 분야와 의료·보안·차량·로봇·언어·콘텐츠 등 6대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 과정을 개설한다. 전교생 AI 교육을 위한 다빈치AI아카데미와 산학 협력을 위한 다빈치AI공동연구소도 연계 운영한다.
박 총장은 “2030년까지 AI캠퍼스를 구축한다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는 등 학교 전체가 사활을 걸었다”며 “AI 융합기술 중심으로 차별화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는 이른 시간 안에 모든 학문 단위를 AI와 접목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중앙대가 전통적으로 강한 의대·약대와 융합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문화·예술학과들과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안성캠퍼스의 명칭부터 바꿀 계획이다.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새 캠퍼스 명칭을 공모하고 있으며 다빈치캠퍼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서울캠퍼스와 중복되는 학과가 없도록 예술·체육·생명공학 등으로 특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캠퍼스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박 총장은 “노후화된 본관, 수림과학관, 서라벌홀, 전산정보관 등을 허물고 11만5700㎡ 규모의 신축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과 정원 감축은 불가피하지만 이와 함께 더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박 총장의 주장이다. 학생 등록금이 곧 재정과 직결되는 국내 대학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원 감축은 대학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은 공공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대학의 위기가 계속되면 국가경쟁력이 저하되고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장은 “고등교육교부금을 조성하거나 지방교육교부금을 대학도 함께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979년 중앙대 응용통계학과에 입학해 대학원 통계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버팔로뉴욕주립대 통계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5년부터 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며 입학처장 기획처장 행정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16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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