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차리기 겁난다"…美 조식물가 10년만에 '최고'

입력 2021-11-01 17:11   수정 2021-11-02 03:18


미국의 아침 밥상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건조한 날씨 탓에 농산물 작황이 나빴던 데다 극심한 물류난까지 겹치면서다. 직원을 구하려고 ‘도미노 임금 인상’에 나선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을 올리면서 밥상 물가가 더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 조식지수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FT는 커피 우유 귀리 밀 설탕 오렌지주스 등 6개 식재료 선물 가격을 기반으로 조식지수를 추적하고 있다. 올여름 이후 이들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2년간 지수가 63% 상승했다.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공급난은 식품 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식료품이 언제 바닥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저장용 소비’가 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조식 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것은 밀이다. 러시아 북아메리카에선 가뭄이, 유럽에선 홍수가 작황을 위협했다. 올해 밀 가격은 미국이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2012년 이후 가장 비쌌다. 올해 초보다 20% 올랐다. 귀리는 최대 생산국인 캐나다 가뭄의 영향을 받았다. 캐나다의 귀리 생산량이 올 들어 44% 줄면서 가격이 두 배로 급등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우유와 오렌지주스 수요도 늘었다. 바이오연료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식물성 기름 가격도 오름세다.

브라질의 기후변화 탓에 커피와 설탕 가격도 요동쳤다. 원두와 사탕수수 최대 경작지인 브라질이 물 부족에 시달리자 설탕 가격은 올초 대비 26%, 커피는 56% 상승했다. 올해 7월 브라질엔 때 이른 서리까지 내렸다. 커피나무가 자라지 못해 내년 작황도 나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원두 가격 상승 등을 우려해 대형 커피회사들이 맺은 위험 회피(헤징) 계약은 대부분 올해 말 끝난다. 팬데믹 후 무너진 물류난도 커피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내년 커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경고가 커지는 이유다.

농산물 가격이 비싸지면 통상 생산이 늘고 수요가 줄어든다. 하지만 아직 그런 징후조차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소비와 생산 간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로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농산물시장 책임자는 “적어도 1년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력난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맥도날드는 올해 메뉴 가격을 6% 올렸다. 급여 인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임금을 10% 넘게 올렸지만 여전히 일부는 일손이 부족해 심야 영업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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