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5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맡았던 권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전입신고 한다”며 ‘거자필반(去者必返)’을 인용, “6년 만에 이렇게 다시 만났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전기자동차 화재에 따른 대규모 리콜로 움츠러든 임직원의 기를 살리는 데 취임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 건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며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적해왔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핵심 고객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도 잘 구축하고 있다”며 “여전히 고객에게 신뢰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0조원이 넘는 수주 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또 제2의 도약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LG가 그룹 2인자로 불리는 권 부회장에게 배터리사업을 맡긴 것도 위기를 넘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경영계는 보고 있다.
그는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LG필립스LCD 사장, LG디스플레이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을 거쳤다. 구광모 그룹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지주회사인 ㈜LG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돼 구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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