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7~8명이 근무하는 워싱턴DC 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달 임원 인사를 통해 사무소장인 전무급 임원을 선발하고 주재원 2명 안팎을 파견할 예정이다. 나머지 필요 인력은 현지에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그룹이 워싱턴DC에 둥지를 틀면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국내 4대 그룹이 모두 워싱턴DC에 대관 조직을 갖추게 됐다. 워싱턴DC행을 준비하는 기업은 4대 그룹만이 아니다. CJ는 워싱턴DC 사무소를 설립해 뉴저지법인이 맡아 오던 대관 업무를 이관하기로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사업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워싱턴DC에 별도 대관 조직을 꾸려야 돌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워싱턴DC에 거점이 있는 기업들도 조직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화는 워싱턴DC에 있던 방산 계열사의 대관조직을 한화디펜스 USA법인으로 통폐합하고 올초 현지 근무 인력을 8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또 미국 방산업체 출신인 존 켈리 부사장을 새 법인장으로 임명했다. 직전 법인장이던 미 8군 사령관 출신인 버나드 샴프 부사장에게는 미국 대관 총괄 업무를 맡겼다.
기업들의 워싱턴DC 조직 강화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영향이다. 반도체 업종에선 노골적으로 투자를 압박하고, 공급난 관리를 명분으로 주요 글로벌 기업에 내밀한 영업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 사이에서 더 이상 정부의 외교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미국 정부를 겨냥한 대관 업무를 강화하는 한국 기업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송형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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