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인적이 없는 외진 곳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들 기기에 자동차 충돌 감지 기능을 탑재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와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맥루머스 등 여러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애플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내년 출시될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이 장치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충돌 감지 장치'는 충격이 발생했을 때 가해지는 갑작스러운 중력(G)을 측정한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장착될 이 장치는 충격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911' 같은 구조 기관에 긴급 신고를 하게 된다.
애플은 이 기능을 위해 지난 1년간 아이폰과 애플워치 사용자들이 익명 제공한 데이터를 수집해 테스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기간 중 1000만개 이상의 자동차 충돌 의심 상황을 감지했고 이 중 5만 건에 대해서는 실제로 911에 자동 전화가 걸렸다.
이 기능은 애플워치4에 처음 적용된 추락 감지 기능과 유사하다. 애플워치4의 추락 감지 기능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걷다가 넘어지면 동작을 탐지한다. 이후 1분 정도 사용자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경보가 울리면서 응급 구조 요청이 사고자의 위치와 함께 전송된다.
충돌 감지 기능이 아이폰에 장착되면 애플의 커넥티드카 플랫폼 '카플레이'의 아이언하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이언하트는 카플레이에서 차량의 물리적 시스템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는 프로젝트다. GM이 '온스타'로 연간 20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 가운데 애플도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이 기능이 실제 도로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차량의 충돌을 감지할지는 미지수라는 평도 나온다. 애플은 과거에도 각종 사고 감지 기능을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에 탑재했다. 수년간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며 분석했지만 이 기능들이 항상 사용자가 의도한대로 작동하지는 않았다는 것.
미국의 또 다른 IT 매체 더버지는 "최근 한 사용자가 길에서 넘어졌지만 애플워치7 시리즈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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