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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발표 후 10개 증권사가 리포트를 내놨다.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두 곳(KB증권,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올렸다. 그래도 외국인은 팔았다. 전날부터 이틀간 1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73억원어치 팔았다. 공매도 급증세 역시 꺾이지 않았다. SKC에 대한 공매도 물량은 지난달 말 기준 71만 주에 달한다. 공매도 잔액만 1200억원이 넘는다. 상반기 말 14만 주, 220억원대에서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SKC는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와 함께 대표적인 동박 업체다. 지분 100% 자회사 SK넥실리스의 성장성이 주가를 견인했다. SKC가 신사업 저변을 넓히는 과정에서 2차전지 동박 업체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리콘 음극재와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신사업이 주가 재평가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넥실리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분 100% 자회사의 IPO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SKC는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사례를 겪은 투자자들로서는 SK그룹의 투자 조달 방식 자체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로선 상대적 저평가 상태다. SK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로 일진머티리얼즈(42배)는 물론 주요 2차전지 소재주 중 가장 낮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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