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원자재' 탄소배출권 ETF 힘 못쓰네

입력 2021-11-02 17:11   수정 2021-11-03 01:16

9월 말 시장의 뜨거운 관심 속에 출시된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탄소배출권 가격의 변동성을 키운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2일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2.85% 내린 92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종가(1만100원) 대비 8.8% 하락했다. 이달 초 세운 장중 고점(1만465원)과 비교하면 12% 떨어졌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상장 첫날 종가 대비 8.3% 하락 마감했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각각 -3.2%, -1.6%다.

탄소배출권은 기업 등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부족분을 메꿔야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탄소저감 정책을 강화하자 작년부터 탄소배출권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9월 초 유럽 시장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t당 60유로를 돌파했다. ‘녹색 원자재’로 불리는 탄소배출권 관련 투자 상품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9월 30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탄소배출권 ETF는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 초 t당 65유로를 넘었던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은 60유로 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마주한 유럽과 ‘에너지 무기화’를 앞세운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량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서다.

천연가스 가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휘청이고 있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탄소배출권과 천연가스는 가격이 연동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는 탄소 배출권 가격 상승이 예측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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