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조규모 국채 긴급 매입"

입력 2021-11-02 17:07   수정 2021-11-03 01:52

정부가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매입을 통한 조기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국채를 거둬들여 최근 급등하고 있는 시장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2일 주요 투자기관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채시장 점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매입 종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공고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바이백 실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재부는 이르면 3일 공고를 내고 곧바로 바이백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차관은 “재정이 경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통화정책의 순조로운 정상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국채 시장의 안정적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를 포함한 국채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과 비교해 한국의 국채 시장 변동성이 과도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미국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bp(1bp=0.01%포인트) 올랐는데 한국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같은 기간 51bp 올랐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미국이 7bp 오른 데 비해 한국은 34bp 뛰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특히 이달 2~3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공식화하면 국채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FOMC 일정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바이백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일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05%포인트 오른 연 2.108%에 마감했다. 2018년 8월 2일(연 2.113%) 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엔 내림세를 보여 전날 대비 0.07%포인트 하락한 연 2.038%에 거래됐지만 역대 최저치인 지난해 8월 5일(연 0.795%)에 비해선 1.3%포인트가량 높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26%포인트 내린 연 2.48%에 거래됐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 채권시장에서 약 29분 동안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네트워크 장비에 이상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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