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업체들이 악천후와 인력난 등에 항공기 운항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2200여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아메리칸항공 전체 항공편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한 것은 승무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악천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아메리칸항공은 직원 수천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외국인 입국 규제 등이 풀리며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인력난에 시달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아메리칸항공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공항에서 강한 바람으로 항공기의 착륙이 지연됐다. 승무원들이 다음 근무지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연쇄적인 결항이 발생한 것이다. 데이비드 시모어 아메리칸항공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승무원들의 일정을 확실히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미국 주요 항공사도 악천후와 인력난으로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하는 사태를 겪었다. 지난 8월 스피리트항공은 열흘간 2800편의 운항을 취소해 약 5000만달러(약 589억원)의 손실을 봤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지난달 2000여 편이 결항하면서 7500만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항공사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용하고 항공편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1800명 이상의 승무원을 복직시키고 4분기에 4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인력난으로 올해 남은 기간 항공편 수를 줄일 방침이다. 항공사들이 조종사와 승무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결항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