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출연료 전액 삭감"…TBS 라디오 예산, 96% 줄어

입력 2021-11-03 07:34   수정 2021-11-03 07:53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의 정치 편향성을 문제 삼은 후 이뤄진 출연금 감축이 방송인 김어준의 출연료 삭감으로 이어졌다.

TBS가 서울시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에서 라디오 본부 예산이 96.1%를 삭감하는 것을 비롯해 TV 본부 97.1%, 보도 본부 99.2%, 전략기획실 99.6%의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최근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 원에서 123억 원 삭감한 252억 원이라고 밝혔다.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지만,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해 왔다. 때문에 서울시의 출연금 삭감에 예산안에 변동이 생긴 것.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김어준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소속된 라디오 본부 예산은 62억5574만 원에서 60억 1076만 원 줄어든 2억 4498만 원이 됐다.

특히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출연료 등이 포함된 항목인 'FM 방송제작 및 운영비'의 경우 33억4636만 원에서 1억5292만 원으로 깎였다. 이를 두고 "김어준에게 지급될 출연료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김어준의 회당 출연료 200만 원이며 지난 5년간 23억 원에 이르는 출연료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TBS는 출연계약서의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뉴스공장'에 대해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3년 넘게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TBS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라디오로 협찬, 광고를 통해 연간 70억 원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며 "김어준의 출연료는 수익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TBS에 대해 "일부 공영방송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나친 정치 편향성, 선정성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한다"며 "서울시 입장에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조만간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어준의 출연료와 관련한 질의에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 소식이 알려진 후 김어준은 "상업광고를 허용해 주고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면서 "오 시장이 방송에 직접 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어준은 2일 '뉴스공장'에서 "TBS FM 채널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발전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며 "저희가 광고를 못 받게 돼 있는데 예산을 다 자르면 방법이 없지 않냐"고 호소했다.

이날 방송에 앞서 김어준은 생방송을 지각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올해는 다시는 지각하지 않겠다"며 "내년에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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