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철강 원료 확보는 제철소의 조업과 직결될 뿐 아니라 원료의 원가 경쟁력이 철강제품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에 걸쳐 총 23건의 원료 공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원료별로는 철광석 6건, 석탄 9건, 제강 원료 4건, 스테인리스 4건이다. 지역별로는 호주 7건, 브라질 3건, 캐나다 3건, 미국 2건, 인도네시아 1건, 아프리카 4건, 뉴칼레도니아 1건, 인도 1건, 한국 1건이다.
이처럼 포스코가 원료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료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자원 불모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포항제철소 가동 전인 1971년부터 해외 원료 개발을 시작했다. 제철소를 아직 완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지 사진과 정부의 손해배상 각서 제출을 약속한 끝에 해외 광산업체와 철광석 및 석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시작한 포스코의 해외 원료 개발은 1981년 호주 원료탄 광산인 마운트솔리 지분 20%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총 32건의 원료 개발 투자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자비 회수율은 100%, 원료 자급률 40% 이상을 확보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40여 년간 꾸준히 이어져온 포스코의 원료 투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로이힐 광산 운영사 로이힐홀딩스로부터 1500억원 수준의 3분기 배당금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배당금과 올해 배당금을 합치면 총 6000억원가량에 달한다. 2010년 로이힐 광산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2.5%를 확보한 지 10년 만에 얻은 성과다.
성과는 단순히 배당수익에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는 연간 철광석 사용량의 25%에 달하는 1600만t을 로이힐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까지 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1968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한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로이힐 외에 포스코는 다수의 원료 투자 성공 사례를 갖고 있다. 포스코 원료 투자의 기념비적 사례는 2002년 호주 포스맥(POSMAC) 철광석 광산 투자다. 포스코는 2002년 당시만 해도 철강 원료로 활용하지 않던 마라맘바광이 매장된 포스맥 광산에 투자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포스코는 마라맘바광을 활용한 쇳물 생산에 성공했고, 이후 마라맘바광은 글로벌 제철산업에서 대중적으로 판매, 사용되는 원료로 자리 잡았다. 포스맥 광산의 누계 수익률은 200% 이상으로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13억호주달러에 달한다.
2013년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과 합작해 투자한 캐나다 AMMC광산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AMMC광산 투자를 통해 포스코는 호주 철광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자재 시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투자에 성공하더라도 수익 실현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이 원료 투자”라며 “안정적인 원료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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