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중국 기업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에 대해 통신기기 대북 판매·중개 과정에서 북한과 부정 거래를 한 혐의로 자금 42만9900달러와 이 업체 대표인 탕씬과 그의 남편 리씨춘의 예치금 52만5980달러 등 총 95만5880달러의 자산을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을 내린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이날 별도로 공개한 의견문을 통해 몰수 자금이 미국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등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라이어 인터내셔널은 북한의 조선체신회사를 대신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9차례에 걸쳐 미화 776만달러(약 91억7000만원)를 중국 통신기업 ‘ZTE’에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어 인터내셔널은 대북제재 대상인 조선중앙은행과 거래하고 미국의 금융망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ZTE는 2010~2016년 사이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 북한에 약 3억2800만달러(약 3875억6500만원)의 이익을 안긴 것으로 전해졌다. ZTE는 이를 통해 최소 4억7천800만개의 미국산 부품을 북한에 유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연방검찰은 라이어 인터내셔널 외에도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의 자산에 대한 몰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이어 인터내셔널과 달리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의 자산은 중국에 예치된 경우가 많아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검찰은 지난해 7월에도 국적이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3개 기업의 대북제재 위반 자금 237만달러가 몰수돼야 한다며 소장을 제출했고 모두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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