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셋집 들어가기 더 어려워진다…고가 전세, 대출 제한 검토

입력 2021-11-04 09:51   수정 2021-11-04 09:52


앞으로 고가 전세 세입자는 시중은행에서 전세 대출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이들 전세에 대한 보증을 제공했던 SGI서울보증보험이 고가 전세대출에 보증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서다. 고가 전세에 대한 보증이 막히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 지역 전셋집에 들어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부채 관리 태스크포스(TF)'에서 SGI서울보증의 고가 전세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TF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 금융업권, 보증기관 등이 포함됐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상품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통해 진행된다. 정부 산하 주택금융공사(주금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민간 업체 SGI서울보증 등 3곳이 보증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은행은 전세 보증금을 떼이더라도 이들 보증기관으로부터 대출액의 90%를 돌려받을 수 있는 만큼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 등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다.

이 가운데 SGI서울보증은 한도가 없다. 주금공과 HUG가 전세가격 상한선(수도권 5억원, 수도권 이외 4억원)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때문에 SGI서울보증에서는 고가의 전세 대출도 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

SGI서울보증이 전세 대출 상한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보증 한도 축소 등 각종 규제를 검토했지만 실수요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도입하지 못했다.

SGI서울보증은 민간 기관인 만큼 상한선을 도입한다면 주금공, HUG보다는 높을 전망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고가 전세 기준으로 9억원 혹은 15억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SGI 서울보증은 상한선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가 전세에 대한 보증이 막히면 강남 전셋집에 들어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강남지역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전셋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서울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15억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는 53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26곳), 서초구(21곳), 송파구(4곳), 성동구(1곳), 동작구(1곳)으로, 강남3구에 쏠렸다.

다만 강남3구는 학군 수요 등이 풍부하고 대기자가 많아 전세 대출에 제동이 걸리더라도 전세가격이 크게 조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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