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힙지로 살아났네. 살아났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거리가 인파들로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젊은 층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던 을지로의 옛 골목인 '힙지로'도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지 사흘째였던 지난 3일 한경닷컴이 방문한 을지로의 한 술집 거리에는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좌판이 길거리까지 가득 메웠던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몰린 탓에 술집 외부에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고 있다는 A 씨(27)는 "2년 정도 만에 을지로 거리를 온 것 같다.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고 해서 나와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며 "거리에 활기가 도니 술도 더 맛있는 느낌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술집 내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술집의 꼭대기 층에 있는 테라스로 올라가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빈자리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테이블당 인원수도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6~8명까지 다양했다.
지난주에도 을지로를 방문했었다는 B 씨(28)는 "분위기가 아예 달라졌다. 지난주에도 사람이 없지는 않았는데 평일에도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앞으로 힙지로에서 노는 게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몰려든 인파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C 씨(32)는 "사람이 얼마 없을지 알고 왔는데 너무 많다"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신규 확진자가 갑자기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다"라며 맥주를 빠르게 들이켠 뒤 자리를 일어났다.
앞서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만큼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이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서킷 브레이커'로 불리는 비상계획 조치에 대한 세부 기준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4일 백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지표체계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의 논의로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은 결정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체계 대응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중환자 치료 여력이 될 것"이라며 "중증환자 발생비율, 사망자 발생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중요하고 유행의 양상, 확진자 수, 고령층-미접종자군의 분포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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