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공학과 교수들 "탄소중립 책임질 대통령이 꼭 알아야할 점 담았죠"

입력 2021-11-04 18:42   수정 2021-11-05 00:27


작년 7월 말부터 6개월간 매주 금요일 유튜브에선 국내 원자력과 교수들이 모인 한 가지 특이한 온라인 강연이 진행됐다. ‘핵공감클라쓰’라는 이름이 붙은 이 유튜브 강연엔 KAIST의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이하 원자력과) 교수는 물론 주한규 서울대 교수, 정재준 부산대 교수 등 전국 3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강의의 목표는 ‘원자력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강연 내용을 담아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정책 길라잡이》란 책도 출간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원자력과 교수들이 ‘불금’마저 접고 강의에 나선 데 이어 책까지 낸 이유는 무엇일까. 필진은 “국가 에너지정책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전문가 집단의 숙고 없이 섣불리 만들어지고 있어 이런 현실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핵공감클라쓰 멤버인 KAIST 원자력과 소속 최성민·윤종일·정용훈·이정익 교수를 지난 1일 대전 KAIST에서 만났다.

최 교수 등이 낸 에너지정책 길라잡이는 국내 에너지 소비 현황과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 원자력 관련 팩트체크 등을 다루고 있다. 최 교수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 분이라면 이 정도는 알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며 “더 많은 국민이 보셨으면 해 전자책은 무료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이 뭉친 것은 코로나19로 대학가에서 비대면 수업이 자리 잡기 시작한 작년 6월 무렵이다. 줌(ZOOM)과 같은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면서 이를 활용한 비대면 대중강연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최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윤 교수는 “코로나 이전에는 오프라인 대중강연도 했는데 이게 막히면서 해결방안을 찾다 보니 비대면 강연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핵공감클라쓰’라는 이름은 인기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를 모두 애청하고 있어 여기서 따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들이 시간을 쪼개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된 데에는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답답함’도 있었다. 정 교수는 “멤버로 참여한 교수들이 언론을 통해 낸 에너지정책 관련 기고만 100개는 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리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웠다”고 했다.

멤버들은 “정파와 관계없이 순수하게 전문가들이 분석한 데이터와 수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에너지정책이 국가의 산업 발전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불확실성이 많아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에 한계가 분명하다”며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산업계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데 원자력을 제대로 알고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핵공감클라쓰의 온라인 강연은 올 1월 이후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강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대선 후보자 토론 등에서 에너지정책 이슈가 떠오른다면 언제든지 특강을 열겠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유튜브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정책 길라잡이’를 집필해볼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