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위' 노리는 에코프로비엠, 실적발표후 다시 랠리

입력 2021-11-05 17:04   수정 2021-11-06 01:23

에코프로비엠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약 11조원으로 불어나 코스닥시장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해 양극재 생산 규모를 끌어올리고, LFP 배터리가 잠식할 것으로 우려되는 중저가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1일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테슬라가 기본형(스탠더드 레인지) 모델에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를 장착한다고 발표한 것이 ‘악재’가 됐다. LFP 배터리는 중국 CATL과 BYD 등이 주로 생산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NCM(니켈 코발트 망간) 등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NCM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배터리 업체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이날 8.80%, 엘앤에프는 6.30% 하락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가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5일 9.48% 오른 49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주사인 에코프로도 이날 10.57% 오른 13만7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지난 4일 기업설명(IR) 행사에서 제시한 비전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웠다는 평가다. 먼저 글로벌 공급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완성차 업체가 있는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6년까지 국내 23만t, 유럽 14만t, 미국 11만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코프로 그룹이 양적 성장 과정에서 수익성까지 잡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재료 내재화와 리사이클”라며 “이 두 가지 모두를 계열사를 통해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 그룹이 유일하며, 해외 공장에도 이 생태계가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엔드 제품에 들어가는 NCM 양극재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그룹 회장은 “전기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니켈 함량 고도화를 원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니켈 함량이 90%인 제품이 에코프로비엠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니켈 함량이 95% 이상인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와 NCM 양극재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달 들어서만 7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양극재 생산 규모 및 이익 전망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올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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