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다시피 사태 원인은 단순하다.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요소 수입량의 97%가 중국산일 정도로 과도한 중국 의존이 문제였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조립·가공무역 협력이 많은 한·중 관계여서 그랬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대안이 없는 게 수입 편중의 아킬레스건이다.
비단 요소수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무경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올 1~9월 수입품 1만2586개 중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이 31.3%(3941개)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거의 절반인 1850개에 이른다. 마그네슘 주괴(100%), 산화텅스텐(94.7%), 네오디뮴 영구자석(86.2%) 등 각종 산업 소재의 중국 편중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원·부자재 및 부품 조달의 수입처 다변화는 더욱 시급한 과제다. 특히 원자재를 외교·통상 분야 ‘무기’로 삼을 수 있는 나라들을 경계해야 한다. ‘차이나 리스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원자재 등 공급망 문제를 이제는 핵심 국가안보 이슈로 다뤄야 하는 이유다. 미국이 반도체·배터리 등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중국발 산업 소재 품귀 현상이 빈발하기에 더욱 그렇다. 청와대가 어제 ‘요소수대응TF’를 가동하고 외교부도 관련 ‘경제안보TF’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아울러 요소수 사태도 호주산 석탄에 대한 중국의 수입금지가 부른 우연적 ‘나비효과’가 아니라, 얽히고설킨 치열한 글로벌 경제전쟁의 산물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소재산업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전략물자로 접근해 국내 생산을 모색하고, 희귀금속과 광물자원 공급망도 정부 차원에서 중점 관리해야 한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 등을 겪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면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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