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셔해서웨이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주식투자 평가수익률이 저조해서다. 대신 사업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며 영업이익은 늘어났다. 워런 버핏 회장이 대형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보유 현금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벅셔해서웨이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64억7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벅셔해서웨이의 철도와 유틸리티, 에너지 사업의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공급망 혼란이 벌어지지만 않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단 보험사업은 허리케인 아이다와 유럽 홍수의 여파로 다소 부진했다.
시장이 주시하는 벅셔해서웨이의 순이익은 급감했다.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줄어든 103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주식 포트폴리오의 평가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벅셔해서웨이의 3분기 투자 평가수익은 3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달러) 대비 15%에 그쳤다. 3분기 말 투자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3107억달러로 직전 분기인 2분기보다 1%도 채 늘어나지 못했다. 벅셔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70%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3분기에만 76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 올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액수는 202억달러다. 자사주 매입에 거액을 썼지만 3분기 말 기준 벅셔해서웨이가 들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1492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버핏이 평소 ‘코끼리 사냥’에 비유해온 대규모 투자를 최근 들어 집행하지 않아서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최근 코끼리 사냥은 자사주 매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달에만 자사주 매입에 17억달러를 추가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A주 기준)는 올 들어 26% 올랐다. S&P500 지수 상승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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