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시장서 유일하게 적자 탈출…테이스티나인 흑자 이끈 세가지 비결

입력 2021-11-07 18:07   수정 2021-11-15 19:04

국내 1위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밀키트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밀키트 업체들도 모두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밀키트 업체가 있다. 테이스티나인이다.

2019년 78억원이던 테이스티나인 매출은 최근 집밥 열풍을 타고 급증해 올해 7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설립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테이스티나인은 밀키트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홍주열 테이스티나인 대표(사진)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내년엔 매출 22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흑자 비결의 핵심 ‘못난이 채소’
홍 대표는 테이스티나인의 흑자 비결을 세 가지로 꼽았다. 레디밀과 못난이 채소, 인큐베이팅 센터다. 테이스티나인의 제품은 대부분 ‘레디밀’이다. 레디밀은 밀키트보다 조리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원 팬과 5분이란 두 가지 조건이 붙는다. 칼과 도마 없이 팬이나 냄비 하나만으로 5분 안에 조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레디밀이란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못난이 채소’를 활용,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밀키트에 들어가는 채소는 대부분 A급으로 모양이 예쁜 것만 쓸 수 있다. 조리시간을 대폭 줄인 레디밀 제품엔 이미 손질돼 있거나 반조리된 채소를 넣는다. 못난이 채소 활용이 가능하다.

홍 대표는 “못난이 채소는 맛은 A급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며 “못난이 채소를 활용해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채소 가격 등락에 따른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큐베이팅 센터도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테이스티나인은 경기 광교·성남, 인천, 강원 속초에 일종의 소규모 공장인 인큐베이팅 센터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신제품을 생산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판매량이 증가하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맡긴다. 홍 대표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와 대량생산에 따른 재고 등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생산보다 기획·브랜드 집중
브랜드 전략은 촘촘하게 짰다. 유통 채널별로 단독 브랜드를 만들어 협업을 강화했다. 단기간에 매출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예컨대 마켓컬리에선 ‘신사동백반’, 쿠팡에선 ‘오늘저녁반찬’이란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한다. 홍 대표는 “같은 고객의 취향도 매일 달라지는 초개인 시대”라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 현재 30여 개인 브랜드를 2023년까지 6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한국타이어를 거쳐 삼일회계법인 PwC컨설팅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2015년 창업에 나섰다. 초기엔 아버지가 운영하는 김치 OEM 공장에서 김치를 가져다가 팔았다. “사업은 힘들다. 회사로 돌아가라”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밀어붙여 7년 만에 직원 3명 규모의 반찬 유통회사를 국내 3위 밀키트 스타트업으로 키워냈다.

그의 어린 시절 놀이터는 김치 공장이었다. 끊임없이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공장에 발목을 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인큐베이팅 센터를 도입했다. 김치엔 수십 종류의 채소가 들어간다. 채소 유통시장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못난이 채소를 활용하는 전략을 짤 수 있었다.

테이스티나인은 최근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는 등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홍 대표는 “2023년까지 30개국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해외에서도 생산보다는 제품 기획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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