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40만4000명 분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결정했고,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20만 명분), 화이자의 ‘팍스로비드’(7만 명분) 등 27만 명분 구매를 확정했다. 나머지 13만4000명분은 MSD, 화이자, 로슈 등과 협의 중이다.
현재까지 효능이 가장 좋은 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다. 팍스로비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하루에 총 여섯 알 복용한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증상 발현 시점으로부터 사흘 내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결과, 입원·사망 확률이 8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MSD는 몰누피라비르의 입원·사망 예방률이 50%라고 밝혔다. 로슈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지난달 임상 2상에서 실패해 두 회사보다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이다.
고 대변인은 “확진자 발생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 승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구매 필요성이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위중증 환자는 늘고 있다. 지난주(10월 30일∼11월 5일)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는 365명으로, 직전주(333명)보다 증가했다. 이들 중 80%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전체 확진자 규모도 1738명에서 2154명으로 400여 명 늘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번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핼러윈데이 모임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며 “특히 9~10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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