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문재인식 소수정예 선거운동, 유사독재로 흘러…黨 중심 돼야"

입력 2021-11-08 17:11   수정 2021-11-09 01:4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과거 문재인 후보의 광흥창팀, 노무현 후보의 금강팀 같은 소수정예 선거운동은 유사독재로 흐른다”며 “대선은 캠프가 아니라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가 요구한 ‘캠프 해체 수준의 인사 개편’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참석, 국회의장·부의장 예방, 국회 헌정회 방문 등 하루종일 국회 일정을 소화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번 대선은 ‘대장동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소위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현재의 캠프 인사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특정 캠프의 선거가 돼버리면 집권 후에도 유사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경선은 캠프 중심이었다 하더라도 대선은 우리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대표, 원내대표, 당 의원, 당 사무처 관계자와 또 우리 당에서 과거 비대위원장을 하셨던 분들이나 원로·고문들의 고견을 다 들어 선거대책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선대위 체제가 유력하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윤석열 캠프의 인사 구성에 대해 “윤 후보가 파리 떼에 둘러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경우 지금까지 윤석열 캠프를 이끈 당 중진들은 대거 2선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중진급 인사를 대신해 청년과 여성 정치인들을 앞세우는 방식의 조직 개편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도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정예 체제의 대선 운동은 결국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의 유사독재로 흐른다”며 “대통령이 갈등 조정은커녕 권력행사의 자리가 된다”고 했다. 광흥창팀은 과거 문재인 후보 측근이 중심이 된 핵심 참모 조직이며, 금강팀은 과거 노무현 후보의 참모 조직이다.

윤 후보는 이날 비서실장으로 4선인 권성동 의원을 임명했다. 권 의원은 SNS에 “많은 분들의 의견을 모으고, 시대정신을 담은 상징성 있는 분들을 모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썼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지난 주말 수도권에서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며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득은 무엇이냐”고 썼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30 탈당자 숫자가 40명 남짓이라고 했고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당원 증감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당 관계자가 밝혔다”며 2030세대의 탈당 러시를 부인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이를 반박한 것이다.

당내에선 2030세대의 탈당을 두고 ‘야권 경선에 개입하려던 위장 당원이 빠져나가는 것’이란 해석과 ‘윤 후보 확정에 대한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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