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거품'에 위태로운 中 회사채 시장…글로벌 금융시장 '위협'

입력 2021-11-09 15:12   수정 2021-11-09 15:17

이 기사는 11월 09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신용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 중국 내 신용 위험 증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신용 채권 시장 확대에 따라 2015년부터 일부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서 부도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부턴 민영 기업의 부도가 증가했으며, 지난해엔 국유 기업의 부도가 늘었다. 국유 기업과 민영 기업을 합한 부도 금액은 2017년 410억위안에서 2018년엔 1510억위안, 지난해엔 2220억위안(한화로 약 40조9057억원)으로 증가세를 띠고 있다. 올 들어선 중국의 2위 부동산 기업인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제기로 중국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다.

이처럼 중국 회사채 시장의 신용 위험이 크게 증가한 건 중국 기업이 과도한 레버리지(차입)로 재무 건전성이 낮아진 탓이다. 기업 부문의 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계 기업이 증가했다. 과거 급격하게 늘어난 회사채 만기도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기업의 부도가 늘었다. 중국 정부가 부도 기업을 용인하고 이를 국유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개혁의 계기로 활용한 점도 회사채 부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취약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비롯해 회사채를 둘러싼 인프라 부족 역시 중국 회사채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신용평가에 대한 규제 체제가 적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평가사 간 영업 경쟁과 기업 우위의 시장 구조로 중국에선 신용등급이 부풀려지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일부 국유 기업의 부도로 인해 중국 회사채 시장과 신용평가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대외적인 요인에 따라 일부 기업의 부도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확산,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 대외투자 축소 등으로 중국 기업의 경영 여건이 더욱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대규모 기업의 연쇄부도처럼 시스템 리스크(위험요인) 확산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도 "회사채 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은행과 펀드 등의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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