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텍 "틈새시장 공략해 치과 CT 점유율 1위"

입력 2021-11-09 17:42   수정 2021-11-10 01:31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일이 늘었지만 의료기기 시장은 해외 업체들이 여전히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 CT(컴퓨터단층촬영) 장치는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바텍은 치과용 3차원(3D) CT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지키는 회사다.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해외에서 얻고 있다.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 늘어
바텍은 충치·발치 치료부터 임플란트·교정에 쓰이는 고가 장비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2010년께부터 국내 시장에서 치과용 CT 점유율 50%를 넘어서면서 국내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을 몰아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미국, 유럽, 중국 등 100여 개국에 진출했다.

바텍은 설립 초기부터 별도의 필름이 필요 없고, 촬영 직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 개발에 집중해 시장을 선도했다.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2차원(2D)과 3D CT 영상을 한 번의 촬영으로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3년부터는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 ‘저선량 CT’ 제품을 내놓아 미국·유럽 시장에서 신뢰를 얻었다.

관계사 간의 시너지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바텍은 엑스레이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디텍터(센서), 제너레이터(엑스레이 발생 장치), 소프트웨어(SW) 등 기술을 모두 관계사를 통해 확보했다. 바텍이 제너레이터를 만들면 관계사인 레이언스가 만든 디텍터, 이우소프트가 만든 치과 진단 이미징 SW를 결합해 CT 장비를 완성한다. 현정훈 바텍 대표는 “세계 덴털 관련 장비업체 중 디텍터, 제너레이터, SW를 모두 자체 소화할 수 있는 곳은 바텍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쟁사들이 세계 각국의 대리점을 폐쇄할 때 바텍은 반대로 고객 서비스를 확대했다. 고장 등 문제가 발생한 장비에 대해 온라인 상담을 해주고, 필요에 따라 서비스 직원을 파견하는 등 서비스를 유지했다. 그 결과 영국, 프랑스 등에선 “바텍 제품만 유일하게 서비스 통화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08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연간 영업이익 42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현 대표는 “작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영업이익,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소형 CT로 틈새시장 공략”
바텍은 치과용 CT 외의 시장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가벼운 탄소나노튜브(CNT) 소재를 활용한 ‘구강 엑스선 촬영장치(상품명 이지레이 에어)’가 대표적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제품은 다양한 치과 클리닉 현장에서 손쉽게 이동 촬영할 수 있는 이동형(포터블) 디지털 엑스레이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은 가는 금속선인 필라멘트에 고전압으로 열을 가하면서 방사선이 나와 환자와 의료진이 피폭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 제품은 디지털 전기신호로 장비를 작동해 불필요한 피폭 위험을 없앴다.

현 대표는 “앞으로 소형 CT, 지르코니아 소재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며 “2023년까지 치과용 CT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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