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여기어때 등 여행 숙박 중개 플랫폼들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일찍부터 대비해왔습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해외여행 사업부를, 여기어때는 여행사 ‘온라인투어’에 지분투자를 하며 해외여행 사업 분야를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지요. 또 두 플랫폼이 온 힘을 쏟는 부문 중 하나가 정보기술(IT) 역량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앱을 구현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e커머스를 내세워 여행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는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은 덤입니다.
야놀자는 지난 5일 자체 앱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야놀자는 원래 지난 여름부터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쇼핑라이브를 통해 라방을 해왔습니다. 이를 자체 채널로 돌린 건데요. 억눌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조짐을 보이자 코로나19 이후 떠오른 라이브커머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겁니다.
여기어때는 최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개발자 인력 세 자릿수 채용에 나섰습니다. 연봉과 별도로 최고 1억원어치 ‘웰컴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사이닝 보너스 4000만원과 스톡옵션 6000만원을 최소로 지급한다고 합니다. 역량을 인정받는 인력은 이 패키지에서만 3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채용 규모가 적은 것도 아닙니다. 엔지니어링, 데이터, 기획 등 200여명이 대상입니다.
과거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경쟁상대는 아고다나 호텔스컴바인, 또는 인터파크였을지 모릅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라이브커머스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e커머스 업체들, TV와 모바일을 넘나드는 홈쇼핑들은 이미 공격적으로 해외여행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지요. 쿠팡도 ‘쿠팡 트래블’ 등 여행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해외여행족들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경각심을 가진 건 이들의 ‘편리함’일 겁니다. e커머스들은 앱에서 맞춤형 큐레이션을 해주는 등 소비자를 '락인’하기 위해 수많은 IT 투자를 해왔지요. 아고다 같은 해외 여행 플랫폼들의 느린 고객 대응 등 ‘불편함’의 반사이익을 봤던 야놀자와 여기어때로선 e커머스의 편리함에 뒤지면 안될 이유가 분명합니다. 여기어때가 항공권과 렌터카 사업을 하고, 식당을 평가하는 망고플레이트를 2019년 인수한 것도 여행을 하며 필요한 먹거리, 운송수단 등을 큰 고민 없이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야놀자는 여기어때보다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자회사 야놀자 클라우드는 오라클을 잇는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 세계 2위 업체입니다. 호텔 업무를 할 수 있는 운영 시스템으로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수출을 하고 있지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은 후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단행한 M&A만 13건이랍니다.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 세계 2위를 달리는 인도 기업 이지테크노시스, 국내 호텔 솔루션 기업 산하정보기술 등 글로벌 호텔 시설 관리 시스템 솔루션 기업들이 주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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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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