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2024년까지 회사를 항공과 헬스케어, 에너지 등 3개 분야로 분할한다.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위기를 맞았던 GE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년간 이어온 몸집 줄이기에 마침표를 찍는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GE는 항공부문을 제외한 헬스케어와 에너지사업부를 분사해 회사를 3개 기업으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GE는 2015년 금융사업부문을 정리하는 등 수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해왔다. GE가 기업분할까지 결정하면서 미 거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GE는 의료기기, 환자모니터링시스템 등을 판매하고 있는 GE헬스케어를 2023년 초까지 분사해 정밀의료사업에 집중하는 상장기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분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GE는 이 회사 지분 19.9%를 보유하게 된다.
GE리뉴어블에너지, GE파워, GE디지털은 2024년까지 에너지부문 기업으로 통합된다. 두 사업부문의 분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GE는 항공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로런스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사업을 담당하는 GE의 대표 직함을 이어갈 계획이다.
GE는 1892년 토머스 에디슨 등이 창업한 글로벌 기업이다. 가전제품, 비행기 엔진 등을 판매하며 2000년대 초반까지 미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수년간 부채 청산 등의 재무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컬프 CEO는 2018년 취임 후 그룹 해체에 가까운 구조조정 행보를 이어왔다. 취임 직후 그는 올해 말까지 3년간 750억달러가 넘는 부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초엔 항공기 임대사업부문인 GE캐피탈항공서비스를 라이벌 회사 에어캡에 매각했다.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GE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컬프 CEO는 “글로벌 상장사 세 곳을 설립해 집중도를 높이고 각 사업에 맞춰 자본을 배분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은 물론 투자자, 직원들을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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