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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환자뿐만이 아니다. 최근 1주일간(11월 3~9일) 사망자 수는 120명으로 한 달 전(9월 29일~10월 5일·62명)보다 2배 증가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추가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주 1.2를 기록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으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초 이 지수는 0.89였다.
병상 가동률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의료체계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수도권으로 좁혀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인천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3.4%로 남은 병상이 21개에 그쳤다. 중환자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준중환자 전담 병상은 단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과 경기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각각 71.3%, 68.4%였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위드 코로나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 완화와 위중증 환자 증가 사이엔 3~4주간 시간 격차가 있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 전환의 영향은 이달 말 나타날 것”이라며 “환자 규모가 지금보다 2배가량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도 위중증 환자가 다음주 500명을 넘어서고, 다음달 초엔 865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위중증 환자가 늘자 정부는 예산 67억원을 들여 인공호흡기 33대, 체외막산소공급기(ECMO·에크모) 60대 등 중증 환자용 치료장비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위중증 환자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5일 수도권 종합병원 등에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도 내렸다.
의료계에선 병상·장비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병상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 중인 의사·간호사는 5079명이다. 하지만 이 중 중환자를 본 경력이 있거나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의료진은 1132명에 그친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에크모 한 대를 24시간 돌리려면 전문 의료인력이 적어도 5명 이상은 필요하다”며 “장비를 확충해봤자 운영 인력이 없다면 의료대란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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