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무사고 500일 달성 비결은 현장 챙기는 관제센터"

입력 2021-11-10 17:53   수정 2021-11-11 00:28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옥인 지플랜트 13층에는 ‘안전관제센터’가 있다. 이 회사가 진행 중인 국내외 모든 공사 현장이 수십 개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되는 곳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작업 현장은 생중계 화면에 알람이 떠 본사 담당자가 직접 현장을 챙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9일 ‘중대 무사고 500일’ 기념식을 열었다. 500일 연속 건설현장 사망사고 ‘제로(0)’라는 성과를 낸 것은 이 같은 시스템 덕분이라는 평가다.

장현 SK에코플랜트 안전보건그룹장(51·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전 경영의 중심은 현장이라고 판단해 작년 9월 관제센터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현장 안전모에 카메라가 부착돼 있어 실시간 현장의 눈으로 위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SK에코플랜트의 안전 컨트롤타워를 맡은 장 그룹장은 SK그룹 내에서 관련 업무를 맡아 온 안전 전문가다. 그는 “최근 10년간 건설 업종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 약 1500건을 전수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의 80%는 기존에 일어난 사고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데이터 경영’을 도입했다”고 했다.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SK에코플랜트는 건설현장용 안전관리 앱도 개발했다. 앱 이름은 ‘안심(안전에 진심)’이다.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 시작 전 QR코드를 찍으면 해당 공정에서 유의해야 할 위험 상황과 안전대책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안전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만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 그룹장은 “근로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심’은 SK에코플랜트 직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장 그룹장은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은 우리 회사뿐 아니라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있다”며 “모든 건설 현장이 안전에 대한 가치를 공유해야 전반적인 안전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안팎의 한 중소형 건설사는 이 앱을 자사 모든 건설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협력업체의 인식도 높이고 있다. 장 그룹장은 “협력업체에 안전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부족한 업체는 코칭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건설업에서도 안전한 회사가 우수한 건설회사로 평가받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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