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꺾이나…10건 중 3건 가격 낮춰 거래

입력 2021-11-10 17:54   수정 2021-11-11 00:29

지난달 수도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중 3가구는 직전 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손바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하락 전환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하방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31.8%로 집계됐다. 지난 7월 22.1%에 불과했던 이 비중은 9월 23.6%에 이어 지난달 30%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경기·인천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 거래 비중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28.2%로 전월(21.5%) 대비 6.7%포인트 커졌다. 경기도 하락 거래 비중은 4월 25.5%를 기록한 이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호재 등이 반영되면서 매달 축소됐다. 이후 9월부터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인천의 지난달 하락 거래 비중은 전월(20.7%) 대비 8.4%포인트 확대된 29.1%였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경우 억단위 조정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64㎡(16층)는 지난달 53억원에 손바뀜했다. 한 달 전 13층이 5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다.

매물이 쌓이고 매수심리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3879건으로 전월 대비 6.7% 증가했다. 경기는 12.1% 늘어난 7만5390건, 인천은 17.1% 많아진 1만5595건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9로 3주 연속 기준선 100 이하를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오는 22일께 발송 예정인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시장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게 늘어난 종부세가 매물 출회를 부추길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가격 고점 인식 등으로 서울 아파트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전세난이 여전해 언제든 다시 매매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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