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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간 이후 사실상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10월 27일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 공자학원과 하노버대 공자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기로 했던 출간기념회 및 낭독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출간기념회 행사가 공자학원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갑자기 취소되고, 그 배경에 독일 주재 중국영사관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일과 중국 간 외교적인 문제로 확산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시진핑을 평범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 시진핑은 이제 건드려서도 안 되고, 논평할 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공자학원 관계자가 출간기념회 취소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히자 책을 출판한 독일 피퍼출판사 측은 항의 성명을 발표했고, 이 사건을 독일 주요 언론들이 보도하면서 역설적으로 책의 인기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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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약 20개 대학 내에 설치된 ‘공자학원(Konfuzius Institut)’은 중국과 독일 양측이 공동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중국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는 문화원이자 어학원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러잖아도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으로 학문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출간기념회 논란으로 공자학원은 독일 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되는 책을 집필한 두 명의 공동 저자, 슈테판 아우스트와 아드리안 가이게스 역시 중국 정부의 자유주의 파괴 행위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 있다. 아우스트는 시사주간지 《슈피겔》 편집장 출신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며, 가이게스 역시 홍콩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오랜 기간 특파원 생활을 한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출간기념회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책의 내용을 둘러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평전에는 논란을 일으킬 만큼 예민한 내용은 없으며, 팬데믹의 진원지였지만 또한 가장 빠르게 팬데믹을 제압한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독재 국가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경제개방 정책으로 세계 최강의 나라에 진입한 중국의 독특한 지배체제에 대한 탐구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중국 최고지도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평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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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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