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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들게 들어와서 왜 이렇게 쉽게 나갈까?”
세계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높아진 퇴사율. 올 들어 영미권에선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삶의 우선순위와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이들이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4차 산업혁명에 힘입은 ‘창업 바람’도 한몫했다.
인적자원(HR)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리스베스 클로스 미국 윌래밋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1일 ‘글로벌인재포럼 2021’에서 “세계 근로자의 40%가 이직을 고려 중일 정도로 퇴사 열풍이 뜨겁다”고 말했다.
브렛 놀스 하이어북 대표는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1년, 5년 단위 계획으로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분기별로 전력(戰力)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놀스 대표는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의 성과관리체계로 유명한 ‘OKR(objective & key results)’의 창시자다. OKR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분기 단위로 목표를 잡으며 얼마나 민첩하게 달성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놀스 대표는 “일하는 방법 대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직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배움의 기회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목표를 달성하게 해야 한다”며 “다른 팀과 연결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메꾸고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레몬베이스의 권민석 대표는 “조직 리더들은 구성원이 느끼는 감정을 마지막 면담 요청의 순간에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관리는 제도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며 “정기적으로 1 대 1 미팅을 하고, 프로젝트 리뷰와 피드백도 수시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이버는 사내 메신저에 인공지능(AI) 회의록 작성, 자동 통·번역 등의 기술을 추가해 화상회의와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한근주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올해 말 입주할 제2 사옥에서는 커피 주문, 택배 전달 등의 잡무를 100% 로봇이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현희 한국IBM 인사부 전무는 “과거에 훌륭했던 리더가 원격근무 환경에서도 훌륭한 리더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까지 포용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직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리더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럴드 케인 보스턴칼리지 정보시스템학과 교수도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벽을 기술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문화, 전략, 리더십이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주연/임현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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