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2일 05: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이후 글로벌 은행들의 잠재적 리스크(위험요인)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이 완화하면 가계·기업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철회돼 '좀비 기업' 대출 부실화 등의 구조적인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정책 지원에 힘입어 부실채권이 예상보다 적게 발생하면서 주요 미국계 은행들은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로 설정한 충당금을 환입하고 있다. 충당금 환입과 경기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로 올 들어 이익의 주주 환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 회복과 충당금 환입 영향으로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계 은행의 최근 4분기(2020년 4분기~2021년 3분기) 순이익 누적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HSBC 등 유럽계 은행의 순이익도 10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제금융센터는 "과거 위기 국면에선 경기 위축에 따라 실업과 기업 파산이 증가해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보호를 위해 대출과 차입을 축소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중엔 은행들이 차입을 축소하지 않은 데다 오히려 대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신용공여 양상이 정부·중앙은행의 위기 대응 지원 대책에 따라 과거 위기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단 의미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중 정책 지원 덕분에 개인·기업의 파산이 줄면서 부실여신 비중도 낮게 유지됐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경기 회복에 상응해 각종 지원책이 정상화되면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어 은행들이 수익성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와 유럽계 은행들이 경제 성장 약화와 위기대응 정책 정상화에 따른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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